은행권, 고삐 풀린 가계대출에 주담대 금리 줄줄이 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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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고삐 풀린 가계대출에 주담대 금리 줄줄이 인상
  • 박수영 기자
  • 승인 2024.08.02 0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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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은행 가계대출·주담대 잔액 전월比 5조원 이상↑
스트레스 DSR 2단계 시행을 앞두고 막차 몰려

[프레스나인]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으로 시장금리가 하락하면서 6월 기준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2년 6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대출금리 하락세와 맞물려 부동산 시장이 부활하자 주담대를 중심으로 가계대출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금융당국의 압박에 주요 시중은행들은 주담대 감면금리 폭을 줄이거나 가산금리를 올리는 방식으로 가계대출 조절에 나섰다.

한국은행이 최근 발표한 '금융기관 가중평균 금리' 자료에 따르면 6월 예금은행의 신규 취급액 기준 대출금리는 연 4.71%로 전월 대비 0.07%p 하락했다. 김민수 한은 금융통계팀장은 "물가 오름세가 둔화되자 미국 10년물 금리나 우리 국채 금리도 떨어지고, 고정형 주담대 지표금리인 은행채 5년물 금리도 큰 폭으로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금리가 하락하자 가계대출 수요가 폭주했다. 5대 시중은행(KB국민·하나·신한·우리·NH농협)의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달 30일 기준 713조3072억원으로 전월 말(708조5723억원)보다 5조원 가까이 늘었다. 특히, 5대 시중은행의 주담대 잔액이 558조8708억원으로 전월(552조1526억원) 대비 약 6억원 급증했다. 이들의 주담대 잔액은 ▲4월 4조3433억원 ▲5월 5조3157억원 ▲6월 6조7182억원 ▲7월 6조7182억원 등 증가폭이 커지고 있다.

정부가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 시행을 7월에서 9월로 늦추면서 주담대 증가세를 자극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가계대출과 주담대의 증가가 스트레스 DSR 2단계 시행을 앞두고 막차 수요가 몰렸다는 해석이다.

금융당국은 지난 4월부터 은행권 가계대출 중심으로 주담대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연간 가계부채 증가율을 명목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범위 내에서 관리할 것을 지시했다. 은행권은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주문에 주담대와 전세대출 등의 가산금리를 높였다. 하지만 시장금리가 하락하면서 가산금리 인상 효과는 미미했고, 오히려 주담대의 증가를 불러왔다.

이에 은행들은 가계대출 관리를 위해 7월부터 줄줄이 주담대 금리를 인상하고 있다. 국민·신한·우리·케이뱅크는 7월에만 주담대·전세자금대출 등 가계대출 금리를 세 차례씩 인상했다.

가장 먼저 주담대 금리를 올린 곳은 국민은행으로, 지난달 3일 0.13%p, 18일 0.20%p 두 차례 인상을 단행했다. 국민은행은 지난달 29일부터 다주택자에게 주담대를 제공하지 않겠다고 공시했다. 다른 은행에서 빌린 주담대를 국민은행으로 갈아타는 대환대출을 제한한 것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실수요자 위주의 자금 지원을 강화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전했다.

또, 신한은행은 오는 7일부터 주택담보·전세자금대출 금리를 최대 0.3%p 올린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시장금리 변동성에 대응하고 가계부채의 안정적 관리를 위한 추가 조정"이라고 말했다. 신한은행은 지난달 15일, 22일 은행채 3년·5년물 기준 금리를 0.05%p씩 높였고 29일에도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0.3%p 인상한 바 있다. 이번 상향조정까지 실행되면 20일 만에 네 차례 대출 금리가 오르는 셈이다.

이밖에 우리은행은 오는 2일부터 5년 주담대 고정금리를 0.15~0.30%p 인상해 지난달 12일과 24일 가계대출 금리를 올린 것을 포함하면 3번째 금리 인상이다. 농협은행은 지난달 24일 주담대 주기형·혼합형 상품 금리를 0.2%p씩 각각 높였다.

금융당국도 정책대출 상품 금리를 손보며 가계대출 관리에 동참했다. 디딤돌·버팀목 대출 등 정부주택정책금융 상품을 한도의 30% 이하로 대출을 신청하는 고객에게 금리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빠르게 갚는 고객에게는 우대금리를 부여하고 늦게 갚을 시 가산금리를 부과하면서 대출 총량을 줄이겠다는 목적이다.

업계에선 스트레스 DSR 2단계가 시행되는 9월까지 가계대출 증가세가 지속될 것이라 내다보고 있다. 최상목 기획재정부 장관은 1일 금융당국 수장들과 함께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어 "가계부채 하향 안정화 기조를 확고하게 유지하겠다"며 "스트레스 DSR 2단계를 9월부터 예정대로 시행하고 최근 빠른 증가세를 보인 주택정책금융은 실수요자에게 차질이 없는 범위 내에서 금리 산정 체계를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자료/각 사 취합
자료/각 사 취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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