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생명, 자본확충이 우선… 자사주로 EB 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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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생명, 자본확충이 우선… 자사주로 EB 발행?
  • 나한익 기자
  • 승인 2025.07.09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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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스나인] 한화생명이 9일 종가 기준으로 10% 급등하며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정부가 상장사에 자사주 소각을 유도하는 정책 기조를 보이자, 자사주 비중이 높은 기업들을 중심으로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커진 것이다. 실제로 한화생명은 13.5%의 자사주를 보유하고 있다. 소각이 현실화될 경우 주당가치 상승 여력이 크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한화생명이 실제 자사주 소각에 나설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평가도 있다. 시장의 기대와 달리, 한화생명의 최우선 과제는 주주환원이 아니라 자본 확충이기 때문이다.

한화생명은 올해 1분기 기준 K-ICS(신지급여력제도) 비율이 155%라고 밝혔다. 이는 금융당국 권고 기준인 150%를 간신히 넘는 수준으로, 회사는 연말까지 160% 중반 수준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2025년 말 K-ICS 비율은 160% 중반을 타깃으로 관리하려고 한다”며, “170% 이상은 자체적인 도전 목표로 삼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재무 건전성 관리가 당장의 주주환원보다 우선시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더 큰 문제는 기본자본 K-ICS 비율이다. 지난해 말 기준 73.8%였던 기본자본 비율은 “1분기에는 60% 후반대를 예상하고 있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관계자는 “기본자본 비율 규제가 점진적으로 강화될 것으로 보이지만, 자체적인 노력을 통해 100% 수준을 타깃으로 관리하겠다”고 밝혔는데, 이는 외부 자금 유입 없이는 달성하기 어려운 수치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한화생명은 자사주 소각보다는 자본 확충 수단으로 자사주를 활용할 가능성이 더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실제로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회사 측은 “부채 할인율 강화 및 금리 하락으로 K-ICS 비율 하락이 예상돼 안정적인 재무 건전성 관리를 위해 자본성 증권 발행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여기에는 신종자본증권뿐 아니라 자사주 기반의 교환사채(EB) 발행 가능성도 포함된다는 점에서, 보유 자사주가 소각보다는 자본 유치 수단으로 쓰일 수 있다는 분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시장의 기대와 달리 한화생명은 자사주 소각보다는 자본 보강에 더욱 집중할 가능성이 높다. 실질적인 자본여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보유 자사주를 소각하기보다는, 이를 활용한 자금 조달이 훨씬 현실적인 선택지라는 판단이다. 주가는 뛰었지만, 그 상승이 회사의 의도와 무관할 수 있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은 좀 더 냉정한 시각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한화생명
사진/한화생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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